김현주 기자
늘리혜 작가의 장편 판타지 소설 『일곱 색깔 나라와 꿈』(늘꿈 출판)
[대한민국명강사신문 김현주 기자]
우리가 누군가를 잊는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잊힌다는 것은 삶의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 이야기일까.
늘리혜 작가의 장편 판타지 소설 『일곱 색깔 나라와 꿈』(늘꿈 출판)은 그 질문에 잔혹하면서도 아름다운 방식으로 답한다. 상처 입은 기억과 잃어버린 시간, 복원되지 않은 진실이 이 이야기를 감싸고 있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 ‘수노’는 어느 날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쓰러진 뒤, 꿈속에서 ‘희망의 노랑나라’ 사람 플로로를 만나게 된다. 꿈에서 깨어나 과거로 돌아가고, 잊고 있던 중요한 기억들이 하나둘씩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기억의 끝에는 감당하기 힘든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
『일곱 색깔 나라와 꿈』은 단순한 판타지 로맨스를 넘어,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 상실과 회복을 다층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피의 비가 내리는 ‘빨강나라’, 자연의 흐름을 상징하는 ‘블루나라’,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사랑이 깃든 ‘무지개나라’ 등, 일곱 색으로 분화된 세계관은 각각의 감정과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
늘리혜 작가는 오랜 시간 구상한 ‘일곱 색깔 나라와 꿈 프로젝트’를 통해, 각각의 개별 서사를 하나의 세계관 안에 유기적으로 엮고 있다. 이번 작품은 그 프로젝트의 핵심에 해당하는 이야기로, 장르적 재미와 문학적 감성이 세련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감각적인 문장, 시적인 표현, 상징적 이미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독자는 이야기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다. 해바라기밭, 달빛 머리칼, 붉은 눈동자, 그리고 피와 눈이 뒤섞인 세상. 이 모든 요소들이 한 편의 영상처럼 펼쳐지며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이 작품은 독립출판을 기반으로 출간된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감각적인 구성과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독자와 직접 호흡하며 만들어진 이 책은, 기존 상업 장르소설과는 또 다른 울림을 전한다.
『일곱 색깔 나라와 꿈』은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감정과, 묻혀 있던 상처를 조심스레 들춰내며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플로로는 누구인가요?”
누군가의 빛이었던 기억, 누군가에게 잊히지 않았던 나의 이야기. 이 책은 그 모든 기억들에게 슬프고도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
※ 『일곱 색깔 나라와 꿈』 북트레일러 영상 보기:https://youtu.be/trrHIaDYT8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