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영
사진=EBS 한국교육방송공사
[대한민국명강사신문=장선영 ]
EBS가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두운 사각지대를 비추는 기획취재 〈위기의 아이들, 보이지 않는 구조신호〉를 통해 다시 한 번 묻는다. “누가 아이들의 구조신호를 듣고 있는가.” 10월 30일(목) 오후 6시 30분 EBS 1TV에서 방송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위기아동 발굴 시스템의 현주소를 추적하며,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단 한 번의 기회’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깊이 있게 다룬다.
열두 살 하은이의 이야기는 그 질문의 시작이었다. 정부의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었지만, 현장 조사는 부실했고 행정 기록상 ‘연계 완료’로만 남았다. 실제 지원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서류 속에서는 구조된 아이였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구조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것이다.
EBS 취재진은 언론사 최초로 2018년부터 7년간의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데이터를 전수 분석했다. 조사 대상 아동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11만여 명에 달했지만, 발굴 이후 통합사례관리로 이어진 비율은 1% 수준에 불과했다. 전국 읍면동의 88%가 담당자 1명으로 운영되는 현실 속에서 세밀한 관리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도 드러났다. 시스템은 있었지만 ‘사람의 눈과 손’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희망의 사례도 존재한다. 쓰레기더미 속에서 생활하던 8살 서진이는 이웃의 신고를 통해 구조되어 지역사회 8개 기관의 협력 아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15살 시우는 드림스타트의 꾸준한 상담과 지원으로 학업을 이어가며 자동차 엔지니어의 꿈을 키우고 있다. 단 한 번의 관심이, 단 한 명의 어른이, 아이의 인생을 바꾼 것이다.
EBS는 해외 사례를 통해 위기아동 보호의 방향성도 제시한다. 영국은 아동학대 사망사건 ‘Baby P 사건’ 이후 지역사회 중심의 ‘패밀리 허브(Family Hub)’ 제도를 도입해 조기 개입과 통합 지원을 실현했다. 핀란드는 학교에 사회복지사와 심리전문가를 상주시켜 위기 신호를 빠르게 감지한다. 한때 위기 학생이었던 미께 씨는 복지팀의 도움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며 “누군가 자신을 믿어주었기에 살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방송은 우리에게 묻는다. 아이들의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문제는 그 신호를 ‘누가 듣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이다. 위기아동 발굴 시스템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고, 행정이 아니라 책임의 문제이다.
EBS 관계자는 “위기아동의 구조신호는 데이터 속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다”며 “한 명의 어른이 한 아이의 신호를 읽어내는 순간, 사회 전체가 변하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EBS 기획취재 – 위기의 아이들, 보이지 않는 구조신호〉는 단지 복지의 문제를 넘어 교육자와 부모, 그리고 어른 모두에게 '아이들의 구조신호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