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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진의 강의 효율화 솔루션] AI 시대, 강사의 경쟁력은 ‘콘텐츠’가 아니라 ‘구조’다 - 지식을 전달하는 시대에서, 사고를 설계하는 시대로
  • 기사등록 2025-11-02 08: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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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명강사신문=박이진 ]


사진 = AI 생성 이미지


AI가 교안을 쓰고, 학습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시대가 왔다. 몇 줄의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강의 주제에 맞는 목차와 예시, 심지어 퀴즈까지 생성된다. 그러나 그 결과물을 그대로 강의에 활용해본 이라면 곧 알게 된다. 내용은 풍부하지만 전달은 밋밋하고, 학습자는 흥미를 잃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강의의 본질은 ‘정보 전달’이 아니라 ‘사고 설계’이기 때문이다.


AI는 콘텐츠를 만든다. 그러나 강사는 ‘구조’를 만든다. 구조란 단순히 순서를 의미하지 않는다. 학습자가 어떤 질문을 먼저 만나고, 어떤 흐름으로 사고를 확장하며, 어떤 장면에서 스스로 의미를 구성하게 되는가를 설계하는 일이다. 스탠퍼드대 교육공학 연구팀(2023)은 “학습 효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강의 내용이 아니라 인지 구조화(Cognitive Structuring) 설계”라고 분석했다.


강의 현장에서 이 차이는 뚜렷하다. 같은 주제라도 강사가 ‘이야기의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몰입을 좌우한다. 예를 들어 “AI가 바꾸는 직업의 미래”라는 주제를 다룰 때, 단순히 사례를 나열하는 대신 ‘변화–혼란–적응–전망’의 구조를 설계하면 학습자는 흐름 속에서 스스로 사고를 정리하게 된다. 정보의 양보다 ‘맥락의 순서’가 이해도를 높인다.


AI는 논리를 따라가지만, 인간은 맥락을 따라간다. 이 차이가 바로 강사의 존재 이유다. 최근 ChatGPT나 Gemini 같은 생성형 AI를 강의 자료 제작에 활용하는 강사가 늘고 있다. 이는 분명 효율적이다. 다만 문제는 AI가 만들어주는 자료가 ‘사고의 연결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문단은 정확하지만, 학습자의 여정은 없다. 결국 AI가 만든 콘텐츠는 강사가 ‘의도와 구조’를 불어넣을 때 비로소 살아난다.


강사의 역할은 점점 ‘콘텐츠 제공자’에서 ‘사고 설계자’로 이동하고 있다. 학습자가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며, 배운 것을 연결하도록 돕는 구조 설계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화려한 교안이 아니라 질문 설계력이다.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활동 중심 학습 설계 모델(2022)’은 “질문이 중심이 되는 수업은 학습자의 몰입률을 평균 1.8배 높인다”고 밝혔다. 결국 AI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질문으로 수업을 여는가다.


한편, 기업교육이나 대학에서도 ‘AI 강의도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프레젠테이션, 자동 요약, 학습 피드백 시스템 등은 강의 효율을 높이는 유용한 보조수단이다. 그러나 그 도구들이 진정한 학습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강사가 콘텐츠를 어떤 논리로 배열하고 어떤 리듬으로 제시하느냐가 결정적이다. 구조 없는 콘텐츠는 아무리 많아도 학습되지 않는다.


결국 AI는 강사의 경쟁자가 아니라 ‘거울’이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은 인간이 지식을 ‘조직’하는 능력이다.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기계가 더 빠르지만, 의미를 엮어내는 일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AI가 만들어준 콘텐츠 위에 인간의 사고 구조를 덧입힐 때, 강의는 비로소 설득력을 얻는다.


AI 시대, 강의의 품질은 자료의 풍부함이 아니라 구조의 명확함에서 결정된다. 정보의 시대를 지나, 구조의 시대가 왔다. 좋은 강의는 말을 많이 하는 강의가 아니라, 학습자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구조를 가진 강의다. 그리고 그 구조를 설계할 줄 아는 강사야말로, AI가 대신할 수 없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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