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그림책으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책 전문가 박현숙 강사
[대한민국명강사신문 김현주 기자]
그림책이 단지 아이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은 이제 옛말이 됐다. 감정코칭과 심리교육의 도구로 그림책을 활용하며,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는 강사가 있다. 바로 박현숙 강사다. 20년 넘게 그림책 전문 출판사에서 일하며, 교육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그는 이제 그림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강사로 살아가고 있다.
박현숙 강사는 이렇게 말한다.
그림책과 심리학의 만남으로 깊이 있는 시간을 만들다
“아이를 키우면서 우연히 권정생 작가님의 『강아지똥』을 접하게 되었고, 그 책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그림책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고 싶어졌고, 그때부터 그림책이 저의 평생의 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림책이 인생의 동반자가 된 박 강사는 교육, 영업, 마케팅까지 현장을 종횡무진하며 그림책을 대중과 연결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지친 자신을 마주한 그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림책과 심리학 공부를 통해 또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그림책을 기반으로 한 심리·감정코칭 강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강의 대상은 유아부터 성인까지 폭넓다. 특히 교사연수, 부모교육, 부부상담, 청소년, 아동 등 대상별 맞춤 주제로 구성된 강의는 수강생들의 높은 몰입도를 이끌어낸다.
“현대 사회에서는 감정을 표현하거나 이해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억눌린 문화 속에서 살아온 우리에게 그림책은 쉽고 따뜻하게 다가올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특히 감정을 읽어내는 데 서툰 어른들에게도 그림책은 마음의 언어를 배우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그의 강의는 단순히 그림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수준을 넘어서 있다. 실제 상황에서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하고, 그 감정을 어떻게 인식하고 표현해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안내한다. 그림책 속 캐릭터를 통해 자기 감정을 투영하고, 상황에 대한 인지적 거리두기를 가능하게 해준다. 특히 질문을 통해 마음을 여는 구조의 수업 방식은 수강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감을 유도한다.
최근에는 성인을 위한 그림책도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어, 깊이 있는 감정 탐색과 성찰을 돕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림책은 사실 종합예술입니다. 글과 그림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예술이자 치유의 도구입니다.”
박현숙 강사가 수강생들이 그림책을 통해 감정을 잘 읽어 낼 수 있도록 강의 하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돌아보는 힘을 키우도록 돕는 강의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이 마음의 변화를 경험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그림책 속 인물과 상황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어떤 분은 오랫동안 꺼내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이야기하며 눈시울을 붉히시기도 했고, 또 어떤 분은 ‘내 감정에 이렇게 이름을 붙일 수 있을 줄 몰랐다’며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는 단순한 감상이나 정보 전달이 아닌, 수강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스스로를 돌보는 힘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 과정에서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도, 긴 침묵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는 순간도 있다.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이건 내 이야기 같아요’라고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합니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그림책이라는 매개가 있기에 수강자들이 안전하게 자기 마음을 꺼내고 돌아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박현숙 강사의 강의는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시간을 넘어서, 삶을 위로받는 감정의 여정이기도 하다.
“모두가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 변화의 시작을 그림책과 함께 열 수 있어서 저는 정말 행복합니다.”
그림책 강의로 위로 받고 행복할 수 있도록 강의하는 박현숙 강사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온라인 시험과 강의가 겹쳤던 일을 회상한다.
“코로나 시기, 수업 도중 배우고 있던 학과의 온라인 시험을 봐야 했던 상황이 있었어요. 수강생분들께 양해를 구했는데,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반면 가장 곤란했던 순간은 고속도로 정체로 인해 강의 시간에 늦을 뻔했던 경험이었다.
“서울에서 지방 연수원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평소보다 조금 일찍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사고 정체로 차량이 거의 멈춰서더라고요. 강의 시작까지 30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 내비게이션에는 아직 한참 남았다고 떠 있고, 땀이 나고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불가피하게 갓길을 이용해 가까스로 연수원에 도착했지만, 정해진 시간보다 약 10분 늦는 상황이 벌어졌다. 강의실에는 이미 수강생들이 모여 있었고, 담당자는 다소 당황한 눈치였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서둘러 강의를 시작했는데, 다행히 수강생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큰 무리 없이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는 절대 시간 계산을 안일하게 하지 않게 되었고, 강의가 잡히면 그 요일과 시간대의 교통 패턴을 미리미리 체크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경험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았다. 강사로서의 책임감과 준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깊이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강사는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자리에 먼저 도착해 마음을 열고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걸 그날 절감했습니다.”
이러한 순간들은 박현숙 강사의 강의 여정에 있어 값진 배움으로 남아, 오늘의 성실함과 섬세함을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되었다.
끊임 없는 도전 중
그는 현재 그림책 집필에도 도전 중이다. 오랜 시간 아이들과 부모, 교사들을 만나며 나눈 감정과 이야기, 그리고 삶의 단상들이 그림책이라는 형태로 응축되고 있다. 직접 쓴 그림책은 현재 원고 작업을 마치고 출간을 준비 중이며, 책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강의 현장에서 만난 분들의 이야기와 제 경험이 녹아 있는 그림책이에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많은 분들의 마음에 작은 울림이 되었으면 합니다.”
책이 출간되면 단순히 저자로서 머무르지 않고, 저자 특강이나 북토크 형식으로 독자와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그림책이 나오면, 많은 분들과 함께 그림책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어떻게 이 이야기가 태어났는지, 그림책 한 권에 얼마나 많은 생각과 마음이 담기는지를 함께 나누고 싶어요.”
또한 첫 그림책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는 스스로 쓰고 기획한 그림책을 꾸준히 선보이고 싶은 포부도 있다. 강사로서의 경험과 감정코칭이라는 전문성을 담아낸 그림책이기에, 교육적·심리적 깊이까지 갖춘 작품으로 자리잡기를 꿈꾼다.
“단지 예쁜 이야기보다, 마음에 작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요. 그 안에 누군가의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질 수 있는 따뜻한 힘이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박현숙 강사는 강의와 집필이라는 두 날개로, 더 넓고 깊은 마음의 여정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그에게 인생책이 무엇이냐고 묻자, 주저 없이 한 권의 그림책을 꺼낸다. 바로 『잃어버린 영혼』이다. 이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축이 글을 쓰고,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림을 그린 작품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출장지에서 우연히 이 책을 마주했는데, 책장을 넘기며 눈물이 났습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였지만, 나를 잃고 살아가고 있다는 자각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잃어버린 영혼』은 내면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힘을 주는 그림책입니다. 성인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박현숙 강사의 인생 책 『잃어버린 영혼』
자신을 알리는 활동으로는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 등을 운영 중이다.
“카카오채널로 많은 분들과 소통했었는데, 앱 지원이 끊겨 아쉬워요. 대신 다른 채널을 통해 글을 주기적으로 올리며 독자와 만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비전을 묻자 그는 담담하지만 따뜻하게 말했다.
“저를 만나는 많은 분들이 안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림책을 통해 마음을 이해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시간. 박현숙 강사의 강의는 단순한 강의를 넘어, 삶의 방향을 다시 보게 만드는 따뜻한 여행길이다.
삶의 방향을 다시 보게 만드는 그림책 전문가 박현숙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