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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대의 글로사니즘]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는 법 - 정보 과잉 시대, 실천하는 지식이 답
  • 기사등록 2025-05-13 10:24:43
  • 기사수정 2025-05-13 10: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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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pixabay 


먼 옛날, 우리 선조들은 오랜 방랑 생활을 접고 한곳에 정착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그제야 비로소 농사에 비가 중요함을 깨달았으나 문제는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오지 않았다. 어떨 땐 지나치게 많이 내려 홍수가 나고, 또 어떨 땐 너무 가물어 작물이 타들어갔다. 통제 불능의 대자연 앞에서 우리 인간은 어떤 선택을 했던가.

 

지난 5천 년 동안 인류가 기록으로 남긴 데이터양은 2011년까지 약 1.8ZB(제타 바이트) 정도다. 이를 테라 바이트로 환산하면 18억TB다. 필자의 컴퓨터 외장 하드 용량을 다 합하면 4TB니까 4억 5천 개가 필요하단 소리다.

활자가 만들어진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만든 데이터의 양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최근 몇 년 사이엔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9년을 기점으로 단 2년 만에 생산한 콘텐츠만 해도 지난 모든 역사의 데이터양을 앞질렀고, 심지어 2020년에는 무려 40ZB의 정보를 단 하루 만에 찍어내고 있다. 이마저도 생성형 AI가 나오기 이전 통계다. 2025년 기준으로 하루에 생성되는 데이터는 약 402ZB로 추정된다. 5천 년간 쌓아온 데이터의 약 223배의 양을 매일 생산하는 중이다.

 

새삼스럽지만 정보의 홍수 시대다. 과거에는 정보를 구하는 것 자체가 큰 과제였다. 도서관은커녕 책을 구하기조차 어려웠다. 그래서 정보를 가진 자가 힘을 가질 수 있었다.

정보가 넘쳐나고 누구나 손쉽게 원하는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지금은 어떨까? 이제는 정보를 가졌는가 보다 그 방대한 정보 속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이해하느냐가 핵심 과제가 됐다. 데이터는 그 자체로는 단지 0과 1로 이뤄진 숫자 덩어리에 불과하다.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논리를 찾고, 본질을 파악할 때 비로소 진짜 지식이 된다.

정보의 시대에서 개념과 이해의 시대로 넘어온 것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보다, 핵심을 파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개념과 이해는 우리 주변의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게 해준다. 다양한 측면에서 개념과 이해는 오늘날 사회에서 권력의 새로운 화폐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이해에만 그친 지식은 여전히 책 속에 갇힌 활자일 뿐이다. 그것이 우리 삶을 바꿀 수 있으려면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깊은 간극이 존재한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나 강의, 학습 자료를 접하고도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운동의 필요성과 방법을 아무리 공부해도 몸은 바뀌지 않는다. 변화는 일단 운동화부터 신고 밖으로 나가면서 생긴다. 글쓰기 기법을 다른 책을 아무리 읽어도 스스로 한자라도 써봐야 실력이 는다. 외국어도 마찬가지. 더듬대더라도 입 밖으로 자꾸 뱉어봐야 한다. 아는 데 그치는 지식은 무용하다. 지식은 실천이 동반될 때만 진정한 변화와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래서 보를 쌓고 농수를 조절했다. 비의 중요성을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긴 것이다. 지식은 관찰에서 시작해 이해의 단계를 거쳐 실천으로 완성된다.

물론 실천이 쉽지만은 않다.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지식을 살아 숨 쉬게 하고, 삶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선조들이 농사의 불확실성을 알면서도 결코 손을 놓지 않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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