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제공=생성형AI
“이 나이에 AI를 배워서 뭐하나?”라는 말은 시니어 교육 현장에서 자주 들린다. 하지만 지금의 AI 전환은 단순한 기술 유행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인프라 변화’다. 은행 창구보다 앱을 먼저 여는 사회, 병원 예약도 챗봇이 안내하는 시대에서, AI를 모른다는 것은 곧 사회적 서비스 접근권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시니어에게 AI 수업은 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을까?
첫째, AI 수업은 디지털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이다. 현대의 행정, 금융, 의료, 복지 서비스가 대부분 AI 기반 자동화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기술 문해력이 곧 시민권의 일부가 되었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디지털 생존 교육’이다. 예를 들어, 음성 명령으로 병원 예약을 하거나, 챗봇을 통해 복지 혜택을 문의하는 능력은 시니어의 생활 자립도를 크게 높인다. 이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상’에서 ‘스스로 조정할 수 있는 삶’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둘째, AI 학습은 인생 2막의 생산성을 여는 열쇠다. AI는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도구가 아니라, 경험을 새로운 형태로 확장시키는 파트너가 된다. 시니어들은 AI를 활용해
글쓰기나 영상 제작 등 창작 활동을 하거나,
건강·식습관을 관리하는 라이프 코칭을 받거나,
손주와의 소통이나 SNS 활동을 돕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AI 번역·요약·검색 기능은 시니어의 평생학습을 촉진하고, AI 디자인 도구나 음성 생성 서비스는 ‘재취업’이나 ‘창업’의 가능성까지 열어준다. 즉, AI는 시니어의 경험을 낡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경험을 새롭게 연결하는 기술이다.
시니어에게 필요한 것은 ‘AI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통해 삶의 주도권을 다시 쥐는 것이다. AI 수업은 기술 교육이 아니라 ‘자립의 복원 과정’이며, 나아가 세대 간 단절을 줄이는 사회 통합의 전략이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은 시니어 친화형 AI 커리큘럼—즉, 명령어 대신 대화 중심, 기능 중심이 아닌 목적 중심의 교육 설계를 해야 한다.
기술은 젊은 세대를 위해 만들어졌을지 모르지만, AI를 통해 가장 크게 변화를 누릴 세대는 시니어일지 모른다. AI를 배우는 순간, 시니어는 ‘수동적 이용자’에서 ‘디지털 시대의 시민’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