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연 기자
AI 생성 이미지
강의 자료를 준비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정리’다. 수많은 PDF, 기사, 연구자료를 열고 닫다 보면 하루가 금세 사라진다. AI 시대에 교육자가 직면한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정보의 과잉이다. 강사는 이제 더 이상 자료를 찾는 데 시간을 쓸 여유가 없다. 대신 그 자료를 어떻게 구조화하고, 강의의 흐름으로 엮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런 맥락에서 구글이 선보인 ‘NotebookLM’(노트북LM) 은 2025년 강사에게 가장 주목할 만한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AI 기반 노트 시스템으로, 구글 드라이브·문서·PDF와 직접 연동되어 자료 수집부터 요약, 강의 개요 작성까지 자동화할 수 있다. 구글 공식 블로그(2025)에 따르면, NotebookLM은 사용자가 업로드한 자료에서 주요 개념과 핵심 문장을 추출해 요약하고, 관련 주제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한 대학 강사가 ‘교육 정책 변화’ 보고서를 올리면, NotebookLM은 주요 정책의 변동 포인트를 요약하고 ‘교수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렇게 AI가 정리와 질문 생성을 함께 수행하니, 강사는 ‘자료 분석’보다 ‘수업 설계’에 집중할 수 있다. 요약된 핵심 포인트를 기반으로 강의 흐름을 짜는 것이다.
노트북LM의 강점은 구글 생태계와의 완전한 통합이다. 기존 AI 노트 서비스가 독립형 툴이라면, NotebookLM은 이미 강사들이 익숙한 구글 Workspace 환경 안에서 작동한다. 구글 문서, 드라이브, Gmail을 오가며 쓰던 자료를 한곳에서 AI가 연결해 주는 셈이다.
NotebookLM 활용법은 세 단계로 요약된다.
첫째, 강사는 필요한 PDF나 구글 문서를 업로드하면 AI가 요약과 인용문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둘째, 요약된 자료를 기반으로 “이 내용을 강의 개요로 정리해줘”라고 요청하면, 주제 중심의 강의 구성안을 자동으로 제시한다.
셋째, “이 내용에 대해 학생이 물어볼 만한 질문은?”과 같은 프롬프트를 통해 예상 질의응답 리스트를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강의 준비의 ‘전처리 과정’이 AI를 통해 단축되는 셈이다.
그러나 AI 도구의 효용은 기능 자체보다 ‘활용 역량’ 에 달려 있다. 같은 NotebookLM이라도 사용자의 질문 수준, 프롬프트 구성, 강의 목적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단순히 요약을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맥락으로 이 주제를 풀어낼지’를 설계하는 것이 강사의 몫이다.
AI가 제안한 강의 구조를 그대로 쓰는 것은 출발일 뿐이다. 진짜 가치는 그 구조를 교육 현장에 맞게 수정하고 확장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교육심리학 강의라면 AI가 정리한 5가지 개념 중 실제 학습자 수준에 맞게 3가지만 선택해 적용할 수 있다. AI는 도구일 뿐, 수업의 방향은 강사가 정한다.
결국 2025년의 강의 경쟁력은 AI 기술의 보유가 아니라 AI를 수업 파트너로 활용하는 능력 에서 나온다.
NotebookLM은 그 첫걸음을 열어주는 도구다. 구글 Workspace와 연동된 환경에서 한 번 직접 실습해 보면, ‘자료 중심’의 강의가 ‘사유 중심’의 강의로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AI는 강사의 일을 대신하지 않는다. 다만 ‘생각할 시간’을 되돌려준다.
그 시간을 강의 설계에 쓸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NotebookLM이 주는 가장 큰 교육적 가치일 것이다.
